인사

분류없음 2010/06/14 06:36
남아공 월드컵 열기가 뜨거워요
대한민국이 그리스전에서 좋은 성적으로 이겨서 너무 기뻤어요

4년 전 미스티블루 1집과 EP 발매 후
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금전적으로나 피폐함의 끝을 달리고 있을 때
남아공으로 이민을 간 가족의 간절한 초대 권유가 있었어요

더 많은 것을 듣고 보고 배우고 느끼고 인생을 재정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지만
수많은 고민 끝에 결국 한국에 남기로 했지요

도저히 [미스티 블루의 끈_음악으로의 끈]을 놓을 수가 없었어요

가족들에게 이해시킬 수 없는 불안정하고 불투명한 삶과 미래
방송에도 한 번 나오지 않고 노래방 책에서도 찾을 수 없는 그런 요상한 음악
도 그만하면 하고 싶은대로 충분하지 않았니

만약 그 때 남아공으로 가버렸다면 어떤 모습의 내가 되어 있을까 가끔 상상해봅니다.
그랬다면 미스티블루의 SENTIMENTAL 시리즈는 세상과 만나지 못했을 것 같아요

왜인지 그 때 가버렸다면 아직도 그 곳에 그대로 남아 있었을 것 같아요
그리고 토해낼 슬픈 기억도 생기지 않았을테고요
하지만 전 여기에 혼자 남아 있어요
어느 쪽도 후회하지는 않아요
행복한걸요


오랜만에 미스티블루 1집의 홍보문구를 들여다보는데 이런 문구가 있더군요
['misty blue'(이하 미스티 블루)는 2002년 월드컵이 열리던 해, 결성되어... ]
.
.
.


1집 _ 너의 별 이름은 시리우스B가 2005년 6.23일에 발매되었어요

의식하지 못했고 의도하지 않았지만
2010년 월드컵이 열리는 해 6.20일 공연을 마지막으로
저의 100퍼센트의 여자아이 그 소녀는 4도씨 유리호수 아래 잠들고
저의 별 시리우스B는 마지막 빛을 눈부시게 태우고 기억속으로 사라지겠죠

수시로 불시에 찾아오는 후유증으로 앞으로도 얼마나 더 많이 아파해야 할지 모르지만
보내주기로 결정했으니 마지막 인사를 하겠습니다.  

날 많이 아프게 한 것도
날 많이 행복하게 한 것도 너야

그동안 수고했고 고마웠어
잘 지내_







Trackback : Comment (7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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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1. MistyBlueDawn 2010/06/14 15:50 Modify/Delete Reply

    언젠가 새로운 별이 태어나겠죠 ^^;;
    힘내요~

  2. 그넘의야옹이 2010/06/15 02:49 Modify/Delete Reply

    일본 영화중에 피쉬스토리(2009)라는 영화가 있어요
    대략 줄거리가 1975년 펑크롹을 하는 일본 인디 밴드가 있었어요
    그들의 음악은 너무 시대를 앞서가서 그 당시 인기가 없었고
    결국 마지막 앨범을 끝으로 팀을 해체합니다.
    그 때 농담으로 이 곡이 지구를 구할 수도 있다 라고 한 멤버가 얘기를 하죠
    그 후 그들은 전설(?ㅋ)의 밴드가 되었고 그 음악의 메세지를 듣고 자란 사람들
    그리고 그들에게 영향을 받은 사람들 등등 여러가지 에피소드를 통해 결국
    2012년 그들의 음악은 지구를 구하게 된다는 내용의 영화 입니다. ㅋ

    은수님의 그 때의 선택이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되었을 것이라고 믿어요
    피쉬 스토리 영화처럼 좀 과장하면 훗날 미스티블루의 명곡들이 사람의 생명도
    구할수 있을것 같아요 ^^

  3. 유리호수 2010/06/15 21:23 Modify/Delete Reply

    잘가요~미스티블루~
    마치 소중한 존재의 임종을 몇시간 앞두고 있는 그런 느낌입니다. 그 앞에서 그냥 활짝 웃어주는것외엔 아무것도 해 줄수 없는 것 같은 이 무력감....;;;;
    안녕~

  4. 김한준 2010/06/17 02:13 Modify/Delete Reply

    이젠 누구의 음악을 기다려야하지...

  5. 불타는쿠마 2010/06/17 20:07 Modify/Delete Reply

    ;ㅅ; ... 음악의 위대함은 언제나 내 가슴에 남아 내 심장을 뛰게하는...
    새로운 개념의 비타민...

  6. 눈감꼬 2010/06/21 23:16 Modify/Delete Reply

    마지막 공연을 추억으로 간직하겠어요~~~ 그리고 새로운 모습으로 기대하며...

  7. g 2010/06/24 23:57 Modify/Delete Reply

    고마워요 그때 그 끈을 놓지않고 음악을 계속해줘서..
    마지막이라는걸 알게된 후 그대들의 음악은 더 애절한 소녀의 감성으로 다가왔어요
    더 미스티블루 다워졌다고 할까요...
    참 역설적이죠..
    그게 또 유종의 미 라는건가 싶기도 하고...
    한 소절 한 소절 곱씹을수록 얼마나 많은 아픔과 노력이 녹아있는지 깨닫게되네요
    끝을 고하는 마음은 어땠을까, 마지막 공연을 준비하는 마음은 어땠을까, 무대위에서 차오르는 눈물을 다스려야만 하는 마음은 어땠을까...
    셋리스트 짤때 어떤곡은 고르고 어떤곡은 안고르기가 참 힘들다고 하셨죠?
    걱정마세요, 우리는 앞으로도 모든 곡을 똑같이 아끼면서 들을게요
    그래서 일부러 그날의 셋리스트를 기억하지 않으려해요

    이럴 때는 헤어짐과 만남에 같은 인사말을 고하는 우리말이 참 좋아요
    안녕, 미스티블루
    안녕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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